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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를 매고 설교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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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연숙 작성일 18-07-13 13:52 조회 3,186 댓글 0
 
"다음 주일부터는 넥타이 차고 가야 하나?" 
 
 한인 교회에서 비빔밥을 먹고 회의실로 들어갔습니다. 다섯 명의 섬 성도들이 기분이 너무 좋았나 봅니다. 두 시간 전에 같은 캄보디아 사람들로 구성된 시내의 한 캄보디아 현지 교회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가 이들의 입을 열도록 했습니다.  
 
*전도사 어머니 집사님: 
 정말 만나고 싶었습니다. 제가 날마다 복음이 전파되는 라디오를 듣는데 오늘 설교하신 목사님의 설교를 자주 듣고 하나님을 더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는 그분과 함께 예배해서 너무 기뻤습니다. 
 
*쏘피의 어머니 집사님:
 우리 교회에서만 예배해 왔는데 우리만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고 예배하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뻤습니다. 
 
*쏘팓의 어머니 집사님:
 오늘 말씀에 제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예배했지만 준비없이 하나님께 예배했습니다. 옷도 그냥 일하던 옷을 입고 깨끗한 모습이 없었습니다. 오늘 그 교회 성도들의 예배준비 모습을 봤고 자신을 잘 준비해서 예배하는 모습을 보고  왔습니다. 이젠 주일에는 가장 깨끗한 옷을 입고 주님을 만나고 싶어요. 
 
*보라이 아버지 집사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됨을 알았고 다른 곳에도 하나님의 자녀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장관들과 함께 예배하면서 놀랬어요. 가난한 사람만이 아니라 부와 명예와 상관없이 모두가 예수님을 만나서 예배하는 것을 보고 힘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어른들은 찬양을 안하고 듣고 있었는데 오늘 이 교회의 어른들처럼 이제는 어른들도 함께 모여서 특송을 준비해서 하나님께 예배하고 싶습니다.
 
*쏘팥의 아버지:
 예전에는 제 마음대로 살았고 아내가 예수님을 믿으라고 해도 저는 악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사고난 후부터 예수님을 의지했고 날마다 일하면서 오늘 설교하신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예수님을 더 많이 알고 의지하게 하셨습니다. 오늘 너무 기뻐요. 
 
*목사님:
 오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사모님과 오랜 시간 동안 여러분들과 함께 있으면서 함께 주님을 섬기고 싶었습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예수님을 믿고 있다는 것이 저는 너무 기적같습니다. 그런데 교회에서 함께 주님을 섬기고 싶은데 설명을 해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망설이는 모습을 봐왔습니다. 그래서 집사가 뽑히면 그들과 함께 오늘과 같이 캄보디아에 있는 다른 교회에서 같은 민족끼리 예배하고 싶었고 그들이 어떻게 주님을 섬기고 있고 예배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한 번 봐야 그대로 흉내라도 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늘과 같은 귀한 기회를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나눈 말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끼리 기도하고 이야기 한 후에 준비해서 주님을 섬기는 일과 성도들을 섬기는 일에 앞장 서서 섬기는 이들의 모델이 되어 주십시요. 
 
*보라이 아버지 집사님:
 목사님! 하나 건의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도 바닥에 앉아서 예배하지 말고 의자를 놓고 함께 예배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다리도 안 아프고 예배에 집중할 것 같습니다. 
 
*목사님:
 고맙습니다. 바로 이런 것입니다. 복음에서 벗어나는 일들이 아닌 것은 여러 분들끼리 의논하고 결정해서 저와 함께 만들어 가봅시다. 의자를 놓는 일외에도 여러 분들이 함께 의논해서 주님을 섬기는 일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우리도 오늘 본 교회처럼 주일을 잘 준비해서 하나님께 예배해 봅시다. 그 교회처럼 우리 교회도 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입니다. 이 섬에서 예수님을 믿은 것도 처음이고 우리 교회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도 처음입니다. 남들처럼 주일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앙이 좋은 것처럼 보여서 집사가 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님을 믿은 후에 집사가 된 성도들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처음이라서 이들 스스로가 하나님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 방황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절에서 부처를 섬기듯이 하나님을 섬기다가는 하나님께서 싫어하신다고 목사님께서 뭐라고 해서 자신있게 하나님을 섬기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아내와 제가 모델이 되어 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늘 이들과 함께 있지만 늘 저희 부부는 이들에게 있어서 한국인 목사부부입니다. 그러니 한국인 목사부부가 하는 일들이 낯설고 따라 하는 것이 망설여질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령님께서 주신 특별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주일에 이들을 데리고 이들외에 다른 곳에서 예배하는 캄보디아인들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과 주일 아침에 낯선 도시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것입니다. 

 오전 9:30에 만나서 함께 낯선 교회에 가자고 약속을 하고 약속 장소에서 기다렸습니다.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서 전화를 했더니 벌써 교회를 찾아서 교회 마당에 앉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7명이 오토바이 두 대와 세 발 오토바이 한 대를 타고 시골에서 이 나라 수도에 도착했습니다. 본인들이 1불씩 내고 나머니 세 발 오토바이 비용은 교회에서 지불해 주기로 했습니다. 어떤 성도는 7시부터 일찍 와서 기다렸다고 합니다. 누가봐도 7명만 이 교회의 교인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로 깨끗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모든 성도들의 밝은 얼굴은 도시의 성도들보다 더 예뻐 보였습니다. 예배당에 앉아 먼저 기도하는 모습들 속에서 이들이 하나님 앞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도시 성도들과 동일해 보였습니다. 저 또한 감사의 시간이었습니다. 10년 전에 아내와 어린 수민이와 하람을 데리고 이 교회에 와서 주일예배를 했습니다. 온지 1년도 되지 않은 선교사들이 언어를 빨리 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덥고 답답한 이 예배당에서 수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현지 목사님께서 하시는 설교 중에 한 문장 안에서 아는 단어 하나가 들리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고 현지인을 만난 후부터는 이 교회에 발을 끊었습니다. 10년 만에 우리 교회의 집사님들과 함께 하나님께 예배를 하다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목사님의 설교 한 문장 속에서 단어 하나가 들릴까말까 했는데 10년이 지난 오늘은 전체 설교의 90%가 들리는 것이 기적이며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할렐루야~ 

 예배를 마치고 성도들과 함께 급히 간 곳이 있습니다. 바로 같은 교단 한인교회로 이동한 것이었습니다. 선배 목사님께 아침 일찍 부탁을 해놓았습니다. 한인교회의 점심식사 시간을 탐방하기 위해 우리 교회 집사님들을 데리고 갈테니 점심식사를 준비해 주시라고 염치없는 부탁을 하고 달려갔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먹는 비빔밥을 간신히 먹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한인교회 사모님께서 더 미안해 하셨습니다. 미리 말했다면 현지인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었을텐데 갑자기 쳐들어와서 현지 성도들에게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사랑을 나눠 주셨습니다. 그리고 식사 후에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오늘 오전에 주님께서 주신 마음들을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7명의 집사가 왔는데 2명은 식사 장소에 안오고 시내에 왔다고 시장을 보러 갔습니다. 같이 참석했으면 좋았을테지만 시장에 간 두 명에게도 동일하게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주신 것은 이들 모두에게 동일한 것 같습니다. 집사로 세워 놓으면 이제 다 자란 성도로 세워질 것이라고 순간 착각을 했었습니다. 이들이 스스로 할 일들이 많아지고 저는 예전보다 여유의 시간이 많아질 것 같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세워진 후부터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집사가 무엇인지 다시 이들에게 가르치고 보여줘야하는 새로운 과정이 또 필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잠시 이런 희망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몰라서 더 좋은 기회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을 말씀으로 바르게 보여주면 그대로 살아가고 다른 성도들에게도 본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지금 집사가 어떻게 주님을 섬겨야 하는지 바르게 알아가고 그대로 살아가면 훗날에 따라올 다른 집사들도 바르고 아름답게 주님을 섬길 것이 분명합니다. 이들이 아무것도 몰라서 더 희망이 있고 기대가 있다는 것을 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이들의 하얀 도와지 위에 성령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은 아름다운 성도의 모습과 아름다운 집사의 모습을 그려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래서 이들이 모든 것의 처음 모델로 바르게 서 있고 다른 성도들도 이들이 예수님을 본 받은 것처럼 동일하게 주님을 섬기는 하나님의 성도들로 세워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갑자기 걱정 되기도 합니다. 오늘 설교하신 캄보디아 목사님은 양복에 넥타이까지 예쁘게 준비해서 옷을 차려 입었는데 저도 그렇게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 주일입니다. 성도들이 깨끗해지면 저도 어쩔 수 없이 넥타이를 차고 설교해야될지 모릅니다. 그동안은 너무 더워서 넥타이 차고 나타난 목사님의 모습은 성찬식에서만 봤는데 이제는 매주일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양복은 안 입는다해도 하얀 와이셔츠와 넥타이 그리고 정장 바지는 어디서 구입해야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봅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
                                                            (고린도전서 11:1)




2018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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